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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사

우리나라의 영미문학 연구가 소학회 중심으로 그 방향을 잡아 가고 있다. 특정분야나 특정작가에 대한 관심을 가진 분들이 상호간에 학문적 결속을 강화하며 연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헨리 제임스문학의 동호인들도 3년여 전에 한국헨리제임스학회를 발족시킨 바 있다. 이제 그동안 회원들이 연구한 결과의 일부를 학회의 정기간행 논문집으로 여기에 내놓는다. 전체 회원은 물론 제임스문학에 관심을 가진 모든 분들과 더불어 이 『헨리제임스연구』를 창간하는 자축의 기쁨과 행복을 함께 하고 싶다. 영국과 미국이 다같이 자기나라의 문학사에서 거장의위치를 제공하면서 특별히
예우해마지 않는 제임스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대우를 받지 못했다. 대학의 강단에서도 그의 작품이 읽혀지는 기회가 매우 적었다. 한때 유행처럼 인기 절정을 차지한 제2 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국작가들만이 위세등등한 학문적 영토를 점유해 왔다. 제임스가 난해한 작가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제임스 문학을 기리고 즐기는 영미문학도들이 새로운 물살을 가르게 되었다. 우선 국내에서만도 이른바 〈제임스 붐〉을 일으키며 학문적 탐색작업에 열성을 다하는 경향이 짙어 졌다. 이에 따라 대학원만이 아니라 학부의 영미소설 교육 강의요목에 제임스의 작품이 포함되어 간다는 반가운 소식을 자주 듣게 된다. 진심으로 환영해 마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내놓으면서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에 앞서는 것이 있다. 다시 한번 고 장왕록교수님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노익장의 열정이 충만하셨던 장교수님의 각별한 노고에 의하여 우리 학회가 창립되었고 제임스연구자들 모두가 뜻을 모아 이 큰 일을 수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984년 5월 중순 본인이 웨스턴 미시건 대학교 교환교수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하와이 대학교의 레온 에덜(Leon Edel) 교수와의 전화인터뷰로 한국에서의 제임스학회 설립협조를 부탁한 바 있었다. 그러나 노령에 이른 에덜교수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장교수님과 더불어 줄곧 학회설립의 꿈을 실현코자하는 욕심만 앞서고 실제 성취의 가능성이 번번히 부서지고 말았다.

그러던 가운데 근 10년이나 지나서야 마침내 〈욕망의 열차〉가 그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다룸 아닌 장교수님의 훌륭한 지도능력의 힘 덕택이었다. 그 분의 크고도 높으신 학덕이 곧 우리의 학구적 태도를 일깨워 주셨기에 그 고마움을 길이 간직하며 아울러 명복을 기원해 올린다.

아직은 일천한 학회의 역사임에도 이 책을 간행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문경출판사 강신용사장께서 베풀어 주신 출판지원 덕분이다. 진솔하고 유능한 시인이신 강사장님의 이해와 협조, 그리고 폭염속에 많은 애를 써 주신 직원들의 노고에 최대의 감사률 드린다. 주옥같은 논문의 게재률 허락해 주신 회원 기고자들께도 역시 최상의 찬사률 보낸다. 미국의 풀 암스트롱 (Paul Armstrong) 교수가 보내 준 축사는 우리 학회의 영광으로서 역시 감사해 마지 않는다. 스스로의 발전과 향상을위해서 온갖 애로사항을 마다하지 않으신 회원 여러분께는 학회의 영원한 전진을 약속한다.

우리 모두의 찬란한 학문적, 인간적 미래를 위하고 우리 학회의 현란한 체계적, 조직적 발전을 위하여 이 책이 크게 기여해 주리라고 믿는다.


1996년 8월 8일 회장 윤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