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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 헨리 제임스 학회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제임스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을 펼쳐 놓고 싶은데 그런 아기자기한 욕심은 접어두고, 올해의 중요한 행사인 헨리제임스 국제학술대회 관련 이야기를 전하면서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미국과 유럽 양 대륙을 번갈아 가며 3년 마다 약 20여년간 정기적으로

개최되어온 헨리 제임스 국제학술대회 (Henry James International Conference)가 1999년 미국, 2002년 프랑스(Paris), 2005년 이탈리아 (Venice), 2008년 미국 (New Port), 2011년 이탈리아 (Rome), 2014년 영국 (Aberdeen)에 이어 2017년에는 "Jamesian Cultural Anxiety in the East and in the West” 라는 주제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됩니다.

학술대회 주제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약 20여년간 미국과 유럽 양 대륙에서 개최된 대회 주제들과는 달리 여기엔 아시아적 조망을 명시했는데, 이것은 아시아적 조망을 내용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진행해 온 오랜 연구 결과로서의 주제입니다. 2005년 헨리제임스 국제학술대회 기간 중 유럽 학자들 사이에서 아시아에서의 개최 기대가 있었는데 그 당시 선뜻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아시아’라는 개최지와 Henry James 라는 작가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아시아에서 개최한다’라는 것으로 개최 의미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제임스 학자 구성원들의 일부가 아시아인이라는 사실이 부가하는 어떤 지역적 책임의식이 알게 모르게 아시아 지역 학자들의 의식 속에 공통으로 작동하고 있었고, 그런 문화적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아시아—특히 중국, 일본 등—학자들과 공동 개최를 염두에 둔 논의를 제가 주도적으로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로선 헨리 제임스와 아시아 지역과의 문화적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틀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불투명했고, 따라서 그 지정학적 의미를 제대로 구현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2005년 이후 제 머릿속은 외국문학 전공 한국학자가 타자로서가 아닌 주체로서의 역할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어떻게 가능할까 라는 질문으로 가득했으며, 이것을 규명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본질에 도달하는 작업이라는 생각에 잠시도 그 질문을 떨칠수가 없었습니다. 사실상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지난 20여년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4~5 차례Henry James 학술 대회를 엄격한 객관자 입장에서 분석하면서 간파한 제임스적 가치에 대한 아시아적 조망의 가능성에서 찾게 됩니다. 이렇게 긴 연구의 결과는 아시아, 특히 한국의 지정학적 의미뿐 아니라 제임스의 문화적 불안/염려를 코스모폴리탄 관점에서 조망 가능하게 하는 아시아적 맥락을 발견하면서 컨퍼런스 주제를 설정하게 되는 시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철학적 바탕과 맥락에서 헨리 제임스 국제학술대회 아시아 개최 논의는 결국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내어야만 하는 문학사적 타당성이 입증되면서 자연스럽게 결론지어졌습니다. 사실상 오랜 연구의 결과가 개최지의 지정학적 의미를 규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바로 이러한 사실은 2017년 7월 서울에서 개최될 헨리 제임스 국제학술대회 행사를 준비해오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소학회로서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본론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2017년 헨리 제임스 국제학술대회에서 직접 만나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여기에 헨리 제임스뿐만 아니라 (인)문학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을 열렬히 초대합니다.

한국 Henry James학회는 1993년 소학회로 출발해서 1996년 『헨리 제임스 연구』 라는 학회지를 창간하게 됩니다.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학회 규모를 키워야 하는 현실 속에서 소학회의 입지는 한없이 작아졌습니다. 이 작은 사회가 힘없이 흩어지지 않게 하려는 노력을 해오면서 힘든 고비마다 버팀목이 되어준 것은 학회 창립과 함께 초대 학회장을 지내신 윤기한 충남대학교 명예교수님의 격려 말씀입니다. 그리고 현재 저희 학회는 헨리 제임스 뿐만 아니라 문학의 본질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더 활발하게 참여하도록 논의의 장(場)을 만들겠습니다. 우리는 이런 정신으로 열린 임원진을 구성하였습니다. 전지구화 시대에 걸맞게 각자 고유의 영역을 넘어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이 그들 자신의 긍정적 의지로부터 나오는 것을 보면서 감탄합니다. 국제 학술대회에 한결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임하는 모든 임원진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17년 7월 헨리 제임스 국제학술대회에서 뵙겠습니다.


한국 헨리 제임스 학회장 김춘희 올림